이 글들은 “빛과 소금,” “목회와 신학,” “그말씀”등에 게재되었던 글들을 약간 수정, 보완한 내용입니다. 말씀을 바르게 이해하며 기꺼이 순종하는 일에 도움이 되길 기도합니다.


마태복음 16장 24절 - 자기 십자가를 지고

Author
Admin
Date
2017-03-17 18:27
마태복음 16장 24절

자기 십자가를 지고. . .

고부간의 갈등을 겪고 있는 한 시어머니는 버릇없는 며느리가 자기가 짊어져야 할 십자가라고 체념 섞인 어투로 기도회 시간에 넉두리를 한다. 제자 훈련을 열심히 받고 있는 며느리는 자신이 제자로서 지고 가야할 십자가는 바로 자기의 시어머니라고 QT 노트에 적어 놓는다. 쉽게 격분하는 못된 성격이 자신이 지어야 할 십자가라고 "고백"하는 형제가 있는가 하면, 육신의 지병이 자신이 평생 지고 가야할 십자가라고 이해하며 어금니를 꽉 깨무는 자매도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살아가고자 하는 열망을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다 마태복음 16장 24절을 암송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 내용을 기도 제목으로 삼아 열심히 주님 앞에 간구했던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자기 십자가“가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해서는 약간의 혼동이 있는 듯하다.

십자가는 직접적으로 고난을 연상케 한다. 주님께서 우리 죄를 위해 십자가를 지시고 고통을 당하셨다. 그러기에 우리가 당하는 고통이 바로 우리가 지어야 할 십자가라고 생각들을 하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의 죄 때문에 그 대가로 요구되어졌던 십자가의 형벌은 이미 주님께서 완전히 해결해 버리셨다. 우리의 죄악 때문에 우리가 졌어야 했던 그 십자가는 죄 없으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대신 지어주셨다. 그러기에 우리의 죄를 씻기 위해 우리가 져야 할 고통의 십자가는 더 이상 필요하지도 않으며 또 존재하지도 않는다.

주님께서 당신의 제자가 되기 원하는 사람들을 향해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라오라고 말씀하신다. 그러나 이 말씀은 주님께서 당신의 십자가의 고통에다 제자들의 십자가의 고통을 더 추가해야만 한다는 뜻은 아니다. 이는 그리스도와의 연합과 충성이라는 측면에서 그리스도의 제자가 지니고 있어야 하는 특징적인 모습에 대한 말씀이다.

주님께서 십자가의 가로 기둥을 지시고 골고다 언덕을 향해 걸어가시던 그 행렬은 이미 채찍에 맞아 피를 흘리며 기진한 상태에서의 행진이기 때문에 고난의 행렬이었다. 하지만, 더 중요하게는 수치와 모멸의 행렬이었다. 로마의 권력에 의해 죄인의 판결을 받은 후 십자가를 지고 가는 죄인은 결국 로마의 판결이 공정하며, 십자가를 지고 가는 자신은 죄인이라는 것을 사실로 시인하는 행렬이며, 또한 로마의 권력에 완전히 굴복당했다는 사실을 선포하는 행렬이었다. 길가에 서서 구경하는 사람들의 조소와 멸시와 저주의 함성 속에 자신의 죄인 됨을 철저하게 인정하며 형벌의 타당성을 굴욕적으로 시인하는 행렬인 것이었다.

주님께서 제자들을 향해 이 말씀을 하시면서, 분명코 당신의 지실 십자가를 연상하셨을 것이다. 이제 당신께서 깨뜨리실 몸과 흘리실 피를 근거로 새롭게 세워질 새 언약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을 향해 “자기 십자가”를 지고 당신의 뒤를 따라오기를 초청하고 계신다. 이는 실상 고난으로의 초청이 아니라 오히려 영광으로의 초청임을 분명히 이해해야 할 것이다. 고난의 문제는 예수님의 십자가로 다 해결이 되었다. 이제 제자들이 지고 갈 십자가는 고난의 십자가가 아니라 십자가의 피를 통해 세운 새언약에 참여하게 됨으로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가 된 사실을 인식하며 그 분의 권위를 나의 삶 속에서 인정하며 살아가는 삶의 자세를 가리키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자기 십자가를 진다고 하는 것은 그리스도께서 진리이심을 이해하고, 인정하며 선언하는 자세를 의미한다. 동시에 나 자신의 무가치함과 부족함을 인정하는 선언이다. 그리스도께서 내 인생 위에 군림하시는 왕이시며, 나는 그 분의 권위에 철저하게 굴복한다고 하는 결단의 표현인 것이다. 직접적으로 고난을 받으라고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은 아니다. 나의 생각과 생활 속에 그리스도께서 나의 왕 되시는 사실을 인정하며, 사람들 앞에서 그리스도의 권위와 진리 되심을 선포하는 모습을 요구하고 계신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현장은 주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를 향해 걸어가시던 그 길과 아주 흡사한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 우리 주위에는 많은 구경꾼들이 몰려 있다. 내가 그리스도의 제자라고 밝힐 때에 조소와 저주의 음성을 우리 귀에 대고 마구 퍼부을 사람들이 얼마든지 있다. 그 소리들이 우리 귀를 아프게 치면서 들려올 수도 있다. 아니 오히려 그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전반적인 분위기이다. 이와 같이 거스리는 세대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께서만이 참된 길이 되시며, 그의 복음이 진리이며, 또 그리스도께서 길이요 진리 되심을 믿는 것이 곧 생명인 것을 확실하게 밝히면서 살아갈 것을 주님께서는 요구하신다.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그리스도와 하나가 됨을 선언하며, 그리스도를 향한 나의 충성을 공공연하게 선전하며 살아가는 것이 곧 나의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가는 것이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라오라는 주님의 명령은 결국 우리가 “Walking Christianity" 라는 말씀이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모습을 대신 보여주고 있으며, 우리가 그리스도의 진리를 대변하고 있다는 말씀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조소와 멸시와 저주의 태도를 가지고 우리를 바라본다 하더라도, 우리는 믿고 있는 진리에 대한 확신과 그 확신에 의해 생산되어지는 거짓 없는 삶의 모습을 가지고 ”정통적인/성경적인“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세상에 속한 사람들과는 구별되는 모습을 소지하며 또 견지해 나가는 것을 주저치 아니하는 담대함을 요구하신다.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진리대로 생각하며 살아가려는 진지한 노력, 바로 이것이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가는 발걸음이다. 한 목사님은 우리가 진정 “Walking Christianity" 라고 한다면, 개정판이 시급하게 요구된다고 말씀하셨다.

우리 주님께서는 우리의 죄악을 씻어주시고 정결하게 해주시기 위해 로마 사람들이 지워주는 십자가를 달게 받으셨다. 우리는 주님의 모습을 세상 사람들에게 바르게 보여주며 전달해 주기 위해 주님께서 내리시는 십자가 즉 그리스도와 하나된 사실과 그리스도를 향한 충성을 상징하는 “자기 십자가”를 달게 지고 정진해야 할 것이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오라”고 하시는 주님의 명령은 우리가 주님을 어떠한 분으로 이해하는 가에 따라 부담으로 느껴질 수도 있고, 아니면 영광스러운 특권적인 초청으로 이해될 수도 있다. 주님의 사랑과 진리 되심을 세상에 보여줄 그리스도의 군사를 찾고 계신다. 누가 이 부르심에 응답할 것인가? 누가 “자기 십자가”를 지고 그리스도의 뒤를 힘차게 따를 것인가?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아가는 길이 어렵게 느껴지거나 타협 또는 포기의 유혹이 나를 엄습해 올 때에 골고다 언덕을 향해 나 있는 그 수난의 언덕길을 향해 우리의 시선을 돌려보도록 하자. 새 힘이 불끈 솟아나는 능력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수치와 조소가 변하여 능력과 영광 속에 진리임이 입증되었던 그리스도의 사건이 그의 제자들의 삶 속에 반복해서 경험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그리스도의 부활의 능력이 그의 제자들의 삶 속에 막강하게 역사하고 있다고 하는 하나님 말씀의 약속 때문인 것이다. 여기에 세상을 향한 승리와 정복이 있다. 세상 사람들과 섞여 사는 삶의 현장 속에서 그리스도의 제자인 우리가 주님을 향한 충성을 꿋꿋이 지켜나갈 때에 비로소 예수 그리스도가 진리 되심이 세상의 눈앞에 전개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즉, 내가 세상 사람들의 주목을 받아가며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갈 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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